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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휴직 신청하는 젊은 아빠들 크게 늘었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올들어 주변시선에 개의치 않고 당당히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용감한 아빠’들이 늘고 있다.

아직 여성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적은 수지만 해마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빠르고 뚜렷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성지위 향상과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더 이상 육아가 여성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아빠들도 공동 책임져야 할 영역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서 육아휴직 남성에 대한 시선이 과거에 비해 부드러워진 탓도 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김용민(39·가명) 씨는 최근 회사에 육아휴직 신청을 냈다. 

여섯 살 된 첫째와 세 살배기 둘째를 둔 두 아이의 아빠인 김씨는 “잦은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 아이들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과연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었다”고 육아휴직을 신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회사나 주변에선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이 되지만 휴직하면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아빠들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육아휴직제도 활용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벌써 2213명의 직장인 남성이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1573명)보다 무려 40.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한 남성이 총 3421명이란 점이었는데, 올해는 이 기록을 충분히 갈아치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급여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가 그 영아의 양육을 위해 휴직 기간 중 받게 되는 정부지원금을 가리킨다.

2001년부터 시행됐고, 다만 기간은 1년 이내로 한정됐다.

10년 전인 2005년만 해도 이 급여를 받는 남성 직장인은 208명에 불과했다.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만큼만 급여자가 발생할 경우 10년만에 20배 넘게 규모가 확대되는 셈이 된다.

전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중 남성의 비중도 올 들어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여성이 전체 수급자의 94.9%, 남성이 5.1%로 전년도 비율(여성 95.8%, 남성 4.2%)과 비교할 때 아빠들의 비중이 0.9%포인트 높아졌다.

남성 급여 수급자의 직업 분포를 보면 제조업 종사자가 28.6%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12.5%), 도매 및 소매업(10.4%),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윤성혜 연구원은 “남성 육아휴직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는 문화가 여전히 팽배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사회적 인식 변화 등에 따라 남성 수급자 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출산 장려, 일·가정 양립 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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